2009년 5월 20일 수요일

회의 많은 조직치고 잘되는 조직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회의는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이유야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개발자들이 보통 싫어하는 회의들을 보면 몇 가지 패턴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프로젝트에 나갔을 때 제가 제일 좋지 않게 보는 회의 분위기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회의는 주제를 한참 벗어나서 끝이 어딘지 모르는 것입니다.

이런 회의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회의를 한번 하고 나면 머릿속에서 일에 대한 열정은 송두리채 사라지게 되고, 담배 생각이 간절해지며, 입에서는 자연스레 욕이 튀어나옵니다. 몸버려 시간버려 승질도 버립니다. 회의가 길어질 수록 집중력은 떨어져서 30분 정도 지나면, 휴대폰을 보거나 멍하니 노트를 끄적이는 사람들을 보게 되죠.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욱하지 말자!

저는 성격이 그다지 무난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무난'이라는 말은 '차분함', '온화함', '부드러움', '너그러움' 등등의 뉘앙스를 말합니다. TV에 약간이라도 어이없는 얘기들이 나오면 쉽게 광분하여 와이푸가 저와 같이 뉴스를 안보려고 합니다. 많은 남자분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운전석에 앉으면 좀더 격해지죠.

저의 다소(?) 욱하는 기질로 인해, 젊고 철이 없었을 때에는 주위 사람들과 싸움도 많이 했었고, 나이가 들어서도 역시 적을 많이 만들었었습니다. 엔지니어 시절에도 개념없는 고객들과 많이 싸웠고,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고객 혹은 PM(관리자)들과 자주 언성을 높이며 으르렁대곤 했었습니다.

특히 작년 한 해 프로젝트를 하면서 좋지 않은 모습을 자주 보여, 2009년 새해 목표를 "욱하지 말자"로 삼았습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자기 감정을 쉽게 드러내게 되면 득보다 실이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개발을 그만두고 지금 하고 있는 컨설팅을 하면서 그동안 성질을 많이 죽인 편이었는데, 얼마 전 회사 고참(A씨)과 한바탕 했습니다.

2009년 5월 11일 월요일

삶의 흔적들...

왼쪽 창문에서 날이 밝아옵니다.

이곳에 온지 두달 동안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 지가 몇번인지 셈이 안되는 군요. 처음 요청을 받았을 때 이미 '어려운 프로젝트'라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설마 이정도일 줄이야...

여기는 도대체 왜 이렇게 됐을까?

저의 블로그는 이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하는 일이 일인지라 왜(?)라는 질문 없이는 발전도 없기 때문입니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 인생의 흔적을 어딘가에 남기지 않으면 지난 과거를 저조차도 기억해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일기장 처럼 지난 일들을 남기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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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과 기타등등의 요청으로 이곳에 온지 벌써 두달이 됐습니다. 일주일간 Load Runner로 성능테스트만 해주면 된다는 말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벌써 두달이군요. 예전 팀장 & 실장님들이 고생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별 고민없이 들어왔는데 역시나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처음 2~3일 동안은 Tmax에 직접 붙어서 Load Runner 스크립트를 뜨는 작업(WinSock Client)에 시간을 보냈지만, 몇번 해보니 Tmax Header의 스트럭쳐를 이해할 수 있었고 어렵지 않게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일반 Web 시나리오와는 다른 여러가지 제약이 있더군요)

몇몇 다른 이유들로 성능테스트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는데, 정작 제 눈에 보인 문제점은 한낱 성능테스트가 아니더군요.

이 프로젝트는 원래 작년 12월에 오픈을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왔었던 시점이 3월 중순이니 무려 4개월 동안 프로젝트 오픈이 연기된 것이죠. 이미 숱한 개발자들이 퇴사를 한 상황이었고, 제가 이곳에 온 직후에도 몇몇 개발자들이 사표를 제출했었습니다. 프로젝트 PM은 4번째. 그나마 사내에서 평이 좋은 상무님이 저와 같이 새로 오셨습니다.

찔끔찔끔 연기되는 상황에 찌든 개발자들은 모두 지쳐있었고, 인력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분위기는 축~ 가라앉아 있었으며, 지원이다 뭐다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누가 원개발자고 누가 지원인력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안되는 상황이었죠. 사람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다분히 형식적으로 이루어졌고, 지루한 회의에, 다른 개발자들이 어떤 모듈을 개발하는지 관심도 없는, 정말 살다살다 다시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개판이었습니다.

저의 글은 이렇게 제가 직접 경험한 악성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몸담고 있는 곳에 대한 글일 수도 있고, 과거 뼈저리게 실패했던 어느 프로젝트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제 마음이 내키는 대로 글을 남길 생각입니다.

스스로 뭔가를 꾸준히 하는 성격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얼마나 오랫동안 글을 남길 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한참 시간이 지나도 잊어먹지 않도록 생각날 때마다 적어둘 생각입니다.